신앙고백과 신앙생활 1.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마태 7,15-16) 성경의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빛이시오, 구원자시라고 고백하며 선포하는 예수님께서 당시 군중들에게 가르치신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의 식별 기준이었습니다. 오늘의 그리스도 신앙인들에게 이 말씀은 올바른 신앙고백과 균형 잡힌 신앙생활을 위한 지침이요, 끊임없는 성찰과 쇄신을 재촉하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2. 신앙고백과 신앙생활의 균형과 조화는 개인의 성찰을 바탕으로 교회공동체와의 일치와 친교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교회공동체는 이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으로 전례를 거행하고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7항 참조) , “하느님의 명령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경건히 듣고 거룩히 보존하고 성실히 해석하는”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헌장 10항) 교도권으로 신앙인들이 “믿음으로 받은 것을 생활로 지키도록” 봉사하며, 교회의 법률과 규범에 부합하며 전례와 조화를 이루는 신심행위를 권장합니다. (전례헌장 10; 13항 참조) 초대교회 공동체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함으로써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사도 2,42-47 참조) 고 하였습니다. ♡ 허황된 실태와 복음적 식별 노력 ♡ 3. 지난 11월 13일 방영된 문화방송 TV 시사 프로그램 ‘PD수첩' (기적인가, 사기인가 - 나주 성모동산의 진실) 의 내용은, 그 동안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기도하던 교구 입장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그 허황된 실태가 드러났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신자들과 비신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톨릭교회에 대한 실망과 교구의 대응방식에 대한 아쉬움, 몇몇 사제들의 동조 및 옹호하는 행위에 대한 비난과 함께 그들에 대한 교구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4. 교구는 그 동안 나주 윤 율리아 자매가 소유한 성모상의 이상 현상에서부터 시작하여 (1985년 6월 이후) 자칭 ‘기적', ‘성모님의 메시지'라는 이름으로 선전하고, 급기야 ‘예수님의 성체, 성혈, 고통'이라고 까지 주장하며 점차 확산된 허황된 상황들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여 왔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교구의 이러한 신중함은 방조, 무 대응, 무기력 등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나주 윤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은 온갖 신학적 이론을 동원한 자의적 해석과 몇몇 성직자들의 호기심과 관대함을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온갖 메스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교구로서는 안타깝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교황청과 교구의 공식 입장과 지시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왜곡하거나 거부합니다. 교구 소속의 한 사제와 타 교구 혹은 수도회 소속으로 추정되는 몇몇 사제들 (외국인 포함) 그리고 일부 신자들 (대다수는 타 지역에서 동원된 차량으로 모여 온 신자들) 은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며 정기적인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5. 교구는 1998년 당시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님의 공지문 발표 (1995년부터 활동한 조사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 2001년 현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님의 두 번째 공지문 발표 (5월 성모성월을 마치며 전임 교구장의 공지문 거듭 강조) , 2003년 교구장과 윤 율리아 부부와의 세 번에 걸친 면담 (나주 본당, 교구청, 윤 율리아의 집과 자칭 ‘경당' 과 ‘성모동산'이라 불리는 장소방문 - 공지문에 대한 순명 권고, 집회와 의식 금지, 본당신자로서의 의무 준수, 집회 참석자들로부터 거두어들인 모금과 지출현황, 재산 형성과정 공개 요구 등) , 그리고 2005년 교구장의 세 번째 공지문 (교도권에 순명하지 않는 행위는 가톨릭교회와 무관한 일이며, 교회의 일치를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 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나주 본당 공동체에서는 당시 주임신부였던 송홍철 신부와 본당신자들이 윤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의 허황된 행위들을 식별하는 작업 (교구장 공지문 실행위원회 구성, ‘나주 윤 율리아의 성모상과 연관된 일들이 가톨릭교회와 무관한 이유' 책자 발행, 나주 순교 사적지 조성) 을 갖가지 장애를 극복하며 이루어냈습니다. 교구가 신앙공동체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윤 율리아와 그 관련 상황을 신봉하고 추종하는 교구 소속의 한 사제는 성직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고, 교구장에게 그들과의 관계 단절을 약속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들과의 관계는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이 사제는 2007년 인사명령 (2007년 6월 12일자. 인사발령 제4호) 으로 ‘대기' 상태 (사목활동 제한) 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 사제는 지금도 나주 윤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의 주장을 신봉하며, 심지어 순교에 대한 각오를 진술하고 있습니다. (2007.6.1. 참사회 소명 진술; 2007.6.21. 교구장과의 대화)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입니다. 무엇이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가려내십시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어둠의 일에 가담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십시오. 사실 그들이 은밀히 저지르는 일들은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입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모두 빛으로 밝혀집니다.” (에페 5,9-13) ♡ 올바르고 균형 잡힌 신앙생활을 바라는 교구의 입장 ♡ “교회의 마리아 공경은 존경 과 사랑 과 기도 와 모방 에서 놀랍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이 공경은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그대로 온전히 독특한 것이지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그 흠숭을 최대한 도와주는 것입니다. … 진정한 신심은 쓸모없고 일시적인 감정이나 허황한 맹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참된 신앙에서 나온다는 것을 신자들은 명심하여야 합니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66-67항 참조) 1) 교구는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상황들' 그리고 가톨릭교회의 공적 전례가 거행되는 본당의 성전을 벗어나 자칭 ‘경당'과 ‘성모동산'에서 ‘윤 율리아와 그 주변 인들에 의해' 임의적으로 행해지는 집회와 의식은 가톨릭 신앙행위와 무관한 것임을 재확인합니다. 이는 가톨릭 신앙행위를 빙자한 부적절한 행위이며, 교회의 교도권을 무시하고 거역하는 것이며, 허황한 맹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앙의 일탈행위로 규정합니다. 2) 교구는 교구장의 교도권에 의한 사목적 권고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이를 독단과 무지로 매도하는 “나주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의 반응들‘을 안타까워하며, 신앙인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여 하나이요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공동체의 친교와 일치 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3) 교구는 이번 ‘PD수첩'에서 자칭 ‘성모동산'에서 솟아 나온다는 소위 ‘기적 수'와 ‘율신액' (윤 율리아의 소변) 그리고 ‘윤 율리아와 그 관련 상황들'을 신봉한다고 증언한 교구 소속의 사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방식으로 그 책임을 지게 할 것입니다. (가명으로 인터뷰를 하고, 현장에서 불법적인 예식을 거행한 신부는 그가 누구이든 교도권을 거역한 부당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4) 교구는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교구장 공지문의 내용 (교구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나주 윤 율리아와 연관된 일들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참고) 을 재확인합니다. 자칭 ‘기적' 이나 ‘사적계시'라는 주장과 선전은 가톨릭교회와 무관하며, 어느 교구 소속이든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의 방문과 의식행위는 교회법과 교계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하면서, 방문 금지와 의식행위 금지를 공지합니다. 7. “거룩하시고 순결하시고 흠이 없으신 (히브 7,26) ” 그리스도께서 죄를 모르셨지만 (2코린 5,21) 오로지 백성들의 죄를 없애러 오셨으므로 (히브 2,17) ,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합니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8항) 교구는 앞으로도 계속 신자들의 균형 잡힌 신앙생활을 위해 신앙 공동체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나주 윤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이 신앙인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또한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상황들'을 단순한 호기심 또는 개인적 신념으로 신봉하며 모여드는 몇몇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에게도 올바른 신앙감각에서 나오는 복음적 식별을 촉구하며, 교구장 공지문에 담긴 사목지침을 신앙으로 받아들일 것을 당부합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 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그가 네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모든 일을 둘이나 세 증인의 말로 확정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8,15-18) -「2007년 11월 19일」천주교 광주 대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