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절대’라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옳다고 하는 것이 그른 것일 수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그른 것이 옳은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옳고 그름의 기준 자체를 배제하고 한 차원 높은 곳에 눈을 돌려봄 직하다. 옳고 그름의 다툼이 없는 곳에 절대선絶對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스승과 제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상에 과연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자가 물었습니다 '지난 날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두나라 모두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지요 그리고 서로 상대편 나라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나라중 과연 어느 나라가 옳은 것을 위해 싸운 것입니까?'
스승이 대답했습니다 '세상엔 옳고 그른 것이 없다' '하지만 스승님, 세상에 옳고 그른 것이 없다면 누가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겠습니까 모두 서로 속여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지 않겠습니까?' '네 말도 옳다' '스승님은 어째서 옳고 그름이 있다고도 하시고 없다고도 하십니까'
제자가 따지듯이 말하자 스승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습니다 '그럼 이번엔 내가 물어 보겠다. 사슴이 진흙탕 속에 누워 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축축한 습기로 인해 몸을 상하겠지요. 그리고 몹시 불편해 할 것입니다' '그렇지. 그럼 사람을 높은 나뭇가지 위에 올려 놓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무서워 벌벌 떨 것입니다. 역시 불편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그럼 진흙탕 속에 미꾸라지를 풀어 놓으면 어떻겠느냐? 그리고 원숭이를 나무 위에 올려 놓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미꾸라지는 물이 있는 곳을 좋아하니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숭이는 본래 나무 위에서 사는 동물이니 제 세상을 만난 듯 편안해 하겠지요'
'그럼 진흙탕은 편안한 곳이냐? 아니면 불편한 곳이냐?' '사슴에게는 불편한 곳이고, 미꾸라지에게는 편한 곳입니다' '그럼 나뭇가지 위는 불편한 곳이냐? 아니면 편한 곳이냐?' '사람에게는 불편한 곳이지만, 원숭이에게는 더없이 편한 곳입니다' '그럼 편한 곳과 불편한 곳은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냐?' '말씀을 듣고 보니 편한 곳과 불편한 곳은 누가 그곳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다시 묻겠다. 세상엔 옳고 그름이 있느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옳고 그름은 달라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옳고 그른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옳고 그른 것은 있다.
사람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옳고 그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옳고 그름이 있다고도 말하고, 없다고도 말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