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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2)본당 연주회, 이렇게 하면 어떨까(인용글)
작성자   :   서창원 등록일 2008-03-27 조회수 1149

 

규모가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

 

좋은 연주회는 좋은 식당에 비길 수 있다.

정성껏 준비한 프로그램이 거북한 식사가 아니라 정갈하고 담백한 요리로

기억되려면 손님(청중)에게 알맞은 배려를 해야 한다.

밥과 반찬, 요리, 전채와 후식 등 모든 메뉴를 균형 있게 배치(선곡)하고,

음식이 나올 때마다 요리의 특징과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고(해설),

천천히 여유롭게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는(진행) 곳이라면,

손님은 자연히 미소를 띠고 다음을 기약하며 문을 나설 것이다.

 

비록 아마추어들의 무대라 하더라도, 본당 연주회는 성음악의 아름다움과

하느님 찬미를 가슴 깊이 전해주는 자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연주회를 준비할 때 성가대 관계자들이 규모에 연연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를테면 '우리 본당은 사람이 적어서 연주회 하기 어렵다.' '지방 본당은 어떡하느냐?'

며 자포자기하고 마는 식이다.

 

따로 행사와 예산을 배정하기 어렵더라도 무대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틈틈이 연습해 둔 특송을 모아 다시 부르거나,

대림․사순 특강 가운데 한 번은 전례시기 성가를 이용한 묵상음악회로 마련하거나,

공소를 둔 농․어촌 본당이라면 도시 본당의 성가대 피정을 유치하여

교중미사를 작은 음악회로 꾸밀 수도 있는 것이다.

 

본당마다 여건도 다르고 어려움도 많겠지만, 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연주회를 봉헌하고 싶다면  '과부의 동전 두 닢'(마르 12,41-44)을 기억하기 바란다.

굳이 조건 좋은 본당을 부러워하거나 대가의 무대를 흉내 내려 애쓸 필요는 없다.

가난한 과부가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모두 헌금함에 넣듯이,

대축일 미사를 앞두고 성가단복을 깨끗이 빨아 손질하듯이,

자기 탈렌트를 정성스럽게 다듬어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기교보다 중요한 것은 청중과 함께하는 마음이다.

청중이 기뻐하지 않는 음악을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리는 없다.

정말 노래 잘하는 성가대가 되고 싶다면 무턱대고 어려운 곡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론교육과 발성훈련을 꾸준히 받을 일이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연주회는 바로 청중의 눈높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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