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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참여마당 > 이게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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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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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0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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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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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우중충, 하늘이 흐린 것도 아니고, 커다란 걱정이 나를 짓누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말이 하기 싫고,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는 것도 귀찮고, 그냥 혼자 있고 싶은 그야말로 만사가 다 귀찮아졌습니다.
기도하다가 문득 그런 제 자신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 우울하구나!’ 우울... 그래, 우울하구나. 그런데 왜일까...?
건강도 다시 나빠졌고, 그래서 지난주엔 내내 이리저리 병원에 다니느라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던 겝니다. 게다가 공동체에 사도직에 이런저런 소임 이동에 관계든 일이든 뭔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하나의 고개를 넘어가는 인간의 나이...
요즘 제 주변의 상황들을 살펴보니, 우울함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습니다.
사람과 뭔가를 나누고 싶지 않다 싶을 땐 여지없이 하느님과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을 땐 하느님의 말씀도 그렇습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도 그렇게 맺고 삽니다.
상태가 이러다 보니 하느님 말씀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영적으로도 휭~ 찬바람만 붑니다. 마음이 우울하니 자꾸만 다락방에 혼자 있고 싶습니다. 몸도 마음도 저 바다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기만 합니다.
이러다간 산 사람 구덩이 하나 파겠다 싶어 오랜만에 거울을 들여다봤습니다. 무표정한 얼굴 하나가 덩그러니 나를 바라봅니다.
눈이 이렇게 컸었나? 두 눈을 살짝 바보처럼 내려 보고 입은 살짝 올려 봅니다. 한쪽 볼에 보조개도 있었구나. 생각하니 입을 더 크게~ 아, 이제야 웃는 얼굴이 되었습니다.
웃을 일도 없는 것 같고, 웃고 싶지 않아도 그래도 이 우울의 구덩이에서 조금씩 올라와야겠다 싶어서 애를 써 봅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는 변하지 않습니다.
조금은 힘겹고, 사실은 하고 싶지 않지만, 제 안의 성령께서 저를 조금씩 부추깁니다. ‘조금만 일어서 보자’, ‘한 걸음만 내딛어 보자’
언제나처럼 제게 더 큰 선물을 주실 그분을 신뢰하며 용기 내어 성령께 기도하며 저를 맡깁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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