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당 누리방에 공개 된 이문동본당 성전건축 사진은 건축 현황을 한눈에 볼수 있다.
'서울 이문동본당, 건축 과정 공개로 '투명한 성전'신축'
서울 이문동본당, 미사 때마다 건축현황 등 설명
내년 봄 새 성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주임 이홍근 신부)이 성전 건축 과정과 건축 기금 사용 내역 등을 매월 신자들에게 공개하는 등 신자들과 소통하는 성전 건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본당이 새 성전 건립을 계획한 건 지난 2001년. 설정 50주년을 10년 앞두고 비가 새는 낡은 성전을 대신할 새 성전 봉헌 계획을 세웠다. 신자들의 힘을 모으고자 묵주기도 2500만 단 바치기 운동과 함께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에 나섰다.
부지 매입을 끝낸 2007년 6월, 성전 건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본당은 건축 관련 신자들을 배제한 건축위원회를 꾸렸다. 건축 경험이 없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성전 건축을 마친 다른 본당 20여 곳을 견학하며 그들의 실수와 경험을 배우는 열정으로 메꿨다. 성전 설계 공모 역시 몇 개 업체를 선정, 전 신자 투표로 의견을 수렴했다.
가장 큰 문제는 건축 기금 모금이었다. 계속되는 바자와 제철 먹을거리 판매, 적지않은 건축납입금 등 신자들은 지칠 만도 했지만, 자신이 내는 정성으로 성전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며 어려움을 이겨냈다.
본당은 신자들에게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주인의식 고취를 위해 건축 자재를 어디에서 얼마만큼의 비용으로 어떻게 구입했는지 등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건축 과정 사진을 매달 누리방에 공개했다.
여기에다 신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이홍근 주임신부가 일주일에 3일씩 본당 전 소공동체를 돌며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때마다 건축현황과 건축 기금 사용 출처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았다.
미사와 기도, 함께 모으는 정성으로 결국 신자들은 '주님께 정말 뭐 하나 봉헌해야 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을 봉헌한 어르신과 저금통을 낸 어린이 복사, 교적을 옮겨도 건립금을 낸 신자 등 정성은 모이고 또 모였다.
신자들의 정성은 지난 10월 새 성전에서 첫 미사를 겸한 성전건립 기금 마련 바자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아직 공사가 덜 끝난 성전이지만 2년 동안 남의 집 살이를 벗어나 내 집에서 첫 미사를 봉헌한다는 감격에 신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6000여 명 신자 중 2000여 명이 첫 미사에 참례했고 바자 수익금은 2억 원이 넘었다.
한용수(미카엘, 65) 총회장은 '어려움이 많은 성전건축이었지만 전 신자가 힘을 모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소중한 시간이다'며 '끊임없는 기도와 주님께서 보호해 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남은 공사도 큰 어려움 없이 마무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