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근 (스테파노) 신부님의 은경축일에
먼저, 우리 이문동 성당의 주임 신부님이신 이홍근 스테파노 신부님의 은경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테파노 신부님께서 사제 서품을 받으신지 오늘로 25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이문동 신자들은 물론 여러 곳에서 많은 분들이 신부님께 마음을 다하여 축하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신부님께서 예수님의 대리자로서 선택되었다는 것,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 그 길을 25년이란 시간동안 충실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걸어오신 그 노고와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25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고, 그동안 사제로서 많은 보람과 기쁨이 있었겠지만, 사제이기에 혼자만이 감당해야 하는 많은 고충과 어려움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희 이문동 성당에 부임해 오신 후 성전신축이라는 큰 과제 앞에서 저희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을 때, 신부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며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저희들은 걱정만을 하고 있었지만 신부님은 하느님의 도우심을 믿고 저희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역시 신부님은 하느님의 사람이셨습니다. 그리고는 구체적인 건축계획을 마련하시고 공사를 독려하시어 비로소 저희가 성전 신축을 시작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루하루 성전이 그 모습을 갖춰 나가는 것을 보며 저희 모두가 기쁨과 기대를 갖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기대에 따라 주지 못하는 신축 봉헌금 때문에 마음 졸이시며 걱정하시던 신부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신부님께서는 먼저 선뜻 큰 금액을 내놓으셨고, 또 신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몸을 던지시기 시작하시어, 5개월 동안 모든 구역의 각반을 방문하시고, 직접 반 미사를 봉헌하시며, 신자들이 한마음 되어 따라 주길 기도하셨습니다.
작년 10월 바자회 때도 비싼 티켓을 2만 여장이나 발행해 걱정을 하는 저희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앞장서서 많은 티켓을 동료 신부님을 비롯해 친분이 있는 분들께 판매해 많은 금액을 마련해주셨습니다. 저희들의 걱정 앞에서 신부님은 늘 든든한 해결사이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성전건축기간동안 매일 공사장을 둘러보셨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2월 성탄을 앞두고 공사장을 살피시다가 인부가 던진 합판이 얼굴로 떨어져 코뼈가 부러지는 아찔한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그때도 신부님께서 다른 사람이 맞은 것 보다는 본인이 맞아 천만다행이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는 자신보다 저희들을 걱정하시는 신부님의 마음이 느껴져 저희 모두 가슴이 찡했습니다.
만약 합판이 좀 더 깊이 떨어졌더라면 하는 생각만하면 아찔해집니다. 그 때 하느님께서 신부님을 보호해주시지 않았다면 오늘 이 날을 맞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때부터 신부님과 저희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느님께서 덤으로 주신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하느님께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덤으로 허락해주신 이 소중한 시간들을 잘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신부님께서는 조금 전 상영된 축하동영상에서 “주님께 부르짖었더니 주님께서 응답해주셨다”는 시편 구절을 말씀하셨습니다. 문제의 해결 뒤에는 신부님의 하느님에 대한 많은 부르짖음이 있으셨다는 것을 깨닫고 저희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이러한 신부님의 희생과 지도력, 또 신자들의 정성어린 땀방울과 무엇보다 하느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드디어 기대하던 새 성전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새 성전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던 날의 그 감격과 기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다려왔던 이 아름다운 성전에서 신부님의 은경축일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그 의미와 기쁨이 더욱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신부님의 서품 성구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는 요한복음의 말씀대로 신부님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분입니다. 바로 저희들을 맡기기 위해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것입니다.
신부님, 신부님의 행동과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신자들에게 더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신부님을 사제로 선택하신 그 마음을 늘 기억하며,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이들, 특히 신부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더 필요로 하는 이들을 더욱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돌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눈에 드는 참 사제, 하루하루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사제의 삶이 되도록 저희 모두 열심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아울러 함께 은경축일을 맞이하신 동창신부님들 모두 축하드리며, 항상 영육간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또한 바쁘신 중에도 시간 내서 멀리서 달려와 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스테파노 신부님! 다시 한 번 은경축일 축하드립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