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Amen, amen, I say to you, you will see heaven opened
and the angels of God ascending and descending on the Son of Man. (Jn.1.51) 제1독서 다니엘 7,9-10.13-14 복음 요한 1,47-51
며칠 전,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보낸 날이었지요. 오전에는 강화에 있는 인천신학교 부제반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 있었고, 오후에는 사무실에 돌아와서 업무를 봤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동창 모임이 있어서 늦은 시간까지 함께 했었습니다. 피곤함을 느끼면서 방에 들어오는데 저는 하마터면 고함을 지를 뻔 했습니다. 글쎄 제 바지의 가랑이 부분이 완전히 터져 있는 것이 아닙니까?
언제 터졌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하기 전? 아니면 강의 때? 아니면 낮에 사무실에서? 아니면 동창들과 식사를 하면서?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방에 들어오기 전에 바짓가랑이가 엄청나게 크게 터져 있었다는 것이지요.
부끄러웠습니다. 너무나도 크게 터져 있었기 때문에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다 보았을 텐데 이런 망신이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바지가 터져 있는 것도 모르고 지냈던 저의 무감각함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무감각이 죄에 대해서는 더욱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바지 터진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부끄러워하면서,
왜 죄를 지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을까요? 아니 오히려 그런 죄를 지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거짓 없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나타나엘을 향해서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시지요.
바로 죄를 짓지 않는 올바른 생활을 통해 천사의 모습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과연 주님께서 인정하는 올바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를 반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지금 당장 우리가 올바른 사람으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지금이 아닌 나중으로 미루면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뒤로 미루면서 각종 핑계를 앞세우기에 바빴습니다.
많은 부자들은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온전하게 자식에게 물려줄까?”
이러한 고민을 들은 어느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유산이란 죽었을 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멋진 삶으로 살았을 때 물려주는 것이다.”
내가 죽은 다음으로 미뤄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향해 올바르게 살아가는 믿음이라는 유산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금 당장 물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 역시 예수님께 칭찬을 받아 천사가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영광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굿뉴스 우리들의 묵상에서 인천교구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의 글입니다.
이게섬 가족여러분과 오늘 축일맞으시는 분들과 함께 오늘의 복음말씀을 묵상합니다.
'유산이란 죽었을 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멋진 삶을 살았을 때 물려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