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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제43회(2010년) 평신도주일 강론자료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2010-11-09 조회수 1763

새로운 복음화의 때가 왔습니다

2010. 11. 14

1. 인사

2.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3. 아시아평신도대회에서 한국교회를 다시 돌아봄

4. 가난한 나라의 교회들과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5. 구체적인 이웃 사랑: ‘울지마, 톤즈’

6. 친교의 교회상

7. 평신도사도직과 새로운 복음화

8.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선포하자

 

1. 찬미예수님!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주일을 한 주간 앞둔 오늘, 마흔세 번째 평신도주일을 맞이하며 교우 여러분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평신도들이 주교님을 비롯한 성직자, 수도자 분들과 더불어 하느님 백성을 이룩해 새로운 복음화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다짐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립니다.

우리 한국 교회에 평신도주일이 제정되고, 이날 평신도가 제단에 올라와서 나눔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데에는 1968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발족되고, 그 해 주교회의가 이를 결정해 주면서 부터였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2. 조금 전에 들은 독서와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재림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해줍니다. 사탄이 비록 갖은 술수로 우리를 유혹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멸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2베드 3,9)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무한히 사랑하셔서 보내주신 독생 성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안전합니다. 우리가 믿는 유일한 분,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께 우리는 우리의 믿음과 희망을 둘 수 있습니다. 그분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서워하지 마라”(루카 21,9).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루카 21,18).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

 

3.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라는 주제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교황청 평신도평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와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일은 교회가 아시아의 백성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봉사”라는 교황권고 「아시아 교회」의 가르침을 상기하면서 평신도들이 복음화의 일선에서 교회의 목자와 일치해서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이웃에 전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자가 되어 다가오는 미래 사회의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함을 참석자 모두가 인식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시아 20개국 대표와 30여개 교회운동 단체들이 함께 한 이번 평신도대회에서 또 한 가지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종교의 자유가 제한된 가운데 박해받고 있는 교회가 많다는 사실이고, 여기에 비해서 인구대비 10.1%의 복음화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한국 교회는 상대적으로 넉넉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4. 세계 인구 65억 중 3분의 2가 넘는 40억 이상이 아시아에 살고 있지만, 가톨릭 신자는 불과 3%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필리핀을 제외하면 고작 1%에 지나지 않습니다. 과거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은 사제가 1명뿐이고 총 신자 수가 90여 명이며, 우즈베키스탄은 총 신자 수가 3천여 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우리와 얼굴 모습이 비슷한 몽골은 700여 명 신자가 있을 따름입니다. 이 밖에 남아시아와 서아시아에도 소수 종교로서 박해받고,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의 형제 자매들에게 우리 한국 교회가 기도로써 뿐만 아니라, 물질로도 관심을 가지면서 평신도 선교사 파견과 같은 프로그램도 마련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5. 올가을 국내 영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울지 마 톤즈’는 내전 중이던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료 선교를 하다가 숨진 한 수도 사제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이 한국인 사제가 자청해서 간 남수단은 내란을 겪으면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지역이었고, 그곳에서 그는 헐벗고, 굶주리고, 다치고, 병에 걸리고, 희망을 상실한 주민들에게 의술과 예술, 따뜻한 가슴으로 다가갔습니다. 그가 톤즈 마을의 배고픈 아이들, 밤낮 사흘간 걸어서 찾아온 환자들, 수단인조차 외면하는 한센병 환자를 바라보는 선한 시선과 해맑은 미소가 장면마다 배어납니다.

그는 말합니다. “예수님께선 ‘가장 작은이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0년 동안 그런 생활을 한 이 수도 사제는 올해 1월 14일 대장암으로 선종했고, 48세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일찍 데려가셨지만, 이 사건을 통해서 이웃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어떤 자세로 복음화에 나서야 하는지를 세상에 알려주신 것입니다.

 

6.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 전교주일 담화에서 ‘예수님의 요구’에 응답하는 “선교사명 의식은 선교 사제와 봉헌생활자, 평신도 선교사들이 교회 친교를 촉진하고자 노력할 때 길러진다”면서 ‘친교의 교회’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우리 한국교회사를 돌아볼 때 18세기말 오직 한분뿐인 사제를 살리기 위해서 평신도 회장이 대신 붙잡혀 죽어간 을묘년 주문모 신부 실포사건(失捕事件)과 6년 후 신유박해 때 교우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이 중국인 사제가 관가에 자수해서 순교까지 한 사례는 목자와 양떼 사이의 아름다운 친교의 전통을 말해줍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도 모두 서로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써 친교의 교회상을 바로 세워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7.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과 교황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은 평신도의 교회생활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평신도는 교회 내에서 주변 사람들이 아니고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를 위해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그리스도의 증거자들입니다. 우리는 세례 때 이미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마르 16,15)할 사명과 소명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곧 사도직입니다.

이제 새 천년이 시작되고도 10년이 지났습니다. 교회는 ‘새로운 복음화’의 때가 왔음을 거듭 거듭 일깨워주면서,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복음화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8. 이번 아시아 평신도대회 폐막미사 끝에 진행된 선교 파견예식에서 참석자들은 하얀 묵주와 함께 목에 거는 십자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대회에 참석한 300여명만 받은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교회, 아니 온 아시아 평신도들이 받은 것을 의미합니다. 성모님의 시선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열심히 기도를 바치고, 세상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 수난을 겪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따르겠다고 매 순간 다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만나는 모든 고통을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님의 수난에 합쳐드리면서 “서로 사랑하라”(요한 13,34)는 ‘말씀’을 실행에 옮기고 이웃에 전함으로써 이 땅과 온 아시아에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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