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경계를 넘어
인연따라 만났다 인연따라 헤어짐이 자연스럽다지만
이별이 아픔이 되어 가슴이 아려옴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정 때문입니까?
달려야 할 길을 다 왔건만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떨리는 마음이 격랑이 되어 너울너울 이별의 춤을 춥니다.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주체할 수 없는 가슴을 어쩌지 못함은 무슨 미련 때문입니까?
벅찬 감격에 문을 박차고 들어선 지 삼십여 년
세월이 강물이 되어 부딪치고 꺾이어 넘실대며 흐르다가
나도 모르게 망망대해에 당도해 버렸네.
젊은 날의 순정을 향을 사르듯 불태웠던 이 곳
어찌 꿈속에라도 잊을 수 있으랴!
스쳐가는 일들이 꽃잎이 되어 커다란 꽃동산을 이루더니
순식간에 꽃길을 펼쳐줍니다.
그 길을 따라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벌써 붉게 탄 석양이 마른가지에 걸려 소리 없는 함성으로 “그간 수고 많으셨다고, 아니 잘 살았다”고 고래고래 소리칩니다.
이제 떠남을 기뻐하십시오.
새 세상은 이른 아침부터 새 사람을 맞으려 여명의 빛살을 산마루에 수 만 번 뿌리고 있어요, 그 빛살을 맞으며 아름다움만이 출렁대는 새 세상에서 자유롭게 헤엄치세요.
오, 황홀한 이별의 여정이여!
새 세상엔 새 사람이 이미 잉태하였구나.
모두 환송 올리세, 술잔을 기우리며 춤들을 추세.
- 회사를 떠나시는 분들께 올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