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잡지> 2011년 1월호에서...
어느 날 신부님에게 “사람이 미워지면 아무리 애써도 용서가 안 되는데
신부님도 그러신지.”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용서하지 마세요.
미움은 절로 우러나는 것인데 그걸 무슨 수로 막겠습니까.
저도 용서 못합니다. 용서는 하느님만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랜 내 죄책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용서는 하느님만 할 수 있다.
마침내 나는 마음속으로 용서를 포기했고,
그 덕분에 미움도 어느덧 잊혀져 갔다.
용서도 결국 나의 욕심과 자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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