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회에는 한국 교회에 없는 독특한 역사가 있다.
바로 250여 년간의 ‘잠복기간’이다. 마음속으로 통곡하며 ‘후미에’(천주교 신자를 색출하려고 성모 마리아나 그리스도의 성상을 밟고 지나가게 한 방법)를 해야 했던 신자들은 불교도로 위장한 채 산 속이나 외딴 섬에 모여 신상을 유지하고 전수하였다.
히라도 섬과 연결되어 있는 이키츠키 섬에서 이들 ‘가쿠레 기리시탄(잠복 그리스도인)’의 흔적을 접할 수 있다.
시마노야카타 박물관에는 이들이 250년간 몰래 숨어 바친 ‘오라시오’가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이는 라틴어 기도문이 7세대를 내려오는 동안 변형된 것으로 이제는 더 이상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되어버렸지만,
발각되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자녀들에게 세례를 주고, 함께 기도를 바쳤던 간절함이 묻어난다.
<참고자료: '경향잡지' 2011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