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은 매일미사 중 오늘의 복음 묵상글입니다.
어느 한 청년이 자살하기 직전에 피에르 신부님을 찾아와서 자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신부님은 청년의 이야기를 다 들
으시고 나서 청년에게 “충분히 자살할 이유이군. 그렇게 되었으면 살
수가 없겠네. 그런데 죽기 전에 나를 좀 도와주고 죽으면 안 되겠나?”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 청년이 대답했습니다. “어차피 죽을 건데 신
부님이 필요하시다면 얼마간 도와 드리겠습니다.” 청년은 집 없는 사
람을 위해 집을 지어 주는 신부님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청년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신부님이 제게 돈을 주셨거나, 살
집을 지어 주셨다면 저는 다시 자살하려 했을 겁니다. 그런데 신부님
은 제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움을 구하셨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과 같이 일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고, 행복이 무
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엠마우스 빈민 공동체를 만들어 50년이 넘도록 노숙자 부랑아들과
함께 생활한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 피에르 신부님의 일화입니다. 그
분은 이렇게 절망에 빠져 죽음으로 가는 한 청년에게 삶의 동반자가
되어 생명을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루카 복음은 부
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상황을 생생하고 자세하게 전하지만, 마르코
복음은 모든 것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의 메시지는 분명
합니다. 피에르 신부님이 절망에 빠진 한 청년의 삶에 함께하며 생명
과 희망을 주신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인생에 축복이 되고 생명이
되는 동반자가 되어 주라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엠마오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부활하신 주님께서 계십
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