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말을 틀리지 않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듯 합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잘 틀리는 것은
"무엇"과 "무엇"이 "같지 않다(다르다, different)"라는 뜻의 말을 하면서
"틀리다(wrong, erroneous)"라고 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그리고,
지난 4월 6일, 한식날에 성당에서는 위령미사를 봉헌하였었습니다.
미사 전에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에 비춰지는 기도문을 읽다가
턱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 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에 사무장님께 바르게 고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자비 하심으로'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입니다.
'자비'는 명사로서 사전적 해석은 '사랑하고 가엽게 여김, mercy'입니다.
형용사형은 '자비롭다'이며, 부사형으로 '자비로이'입니다.
즉, '자비하다'라는 표현은 틀린 것입니다.
따라서, '자비 하심', 이나 '자비하심'이라는표현은 잘못 사용된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 중에 기도를 할 때나 대화를 할 때에도 '자비하심'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됩니다. 잘못 표현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기도문 중에도,
식사 후 기도문, 위령성월 기도문에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로 옳게 표현되어 있고,
상장예식의 마침 기도문과 유가족을 위한 기도문에도 '( )와(과)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라고 옳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두 예 외에도 일상 중에 틀리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므로
말을 옳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틀린 말을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 같이 공부하고, 조심하여 사용함으로써 아름다운 우리 말을 가꾸어 나아갈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과 그 가정에 주님의 자비로
건강과 평화가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샤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