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목소리를 잘 알아들어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오늘은 성소 주일입니다. 우리를 신앙에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 생각하고 특별히 성직자, 수도자의 봉사직에 부름 받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후원하는 날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성소는 믿음에 기초를 둔 희망의 징표” 라는 담화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과 함께 살도록 부르시며,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 이상 우리 자신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것은 “참으로 그분께 주도권을 드리고, 우리의 삶 자체를 그분께 맡긴다는 의미”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사제성소와 봉헌 생활 성소는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는 경험과, 그분과 나누는 진지하고 확신에 찬 대화에서 나온다.”며 “하느님께서는 이 성소들이 세상을 위한 희망의 징표가 되게 하시는데, 이는 그들의 삶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그분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 하셨습니다.
덧붙여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젊은이들이 피상적이고 덧없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예수님을 본받아 다른 이들을 섬기고자 하는 갈망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사랑과 아낌없는 투신의 길, 힘들지만 용기가 필요한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역설한 교황께서는 “여러분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의 증인이 될 것이며,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1베드3,15)줄 알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가톨릭신문). 두려움이 없이 세상의 희망이 될 젊은이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선교사 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의 측면은 사제성소와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바쳐 복음에 봉사하는 이들 가운데 특별히 말씀을 선포하고 성사를 집전하도록 부름 받은 이들이 사제입니다. 그들은 미사 안에서 생명의 빵을 쪼갬으로써 공동체건설을 위하고 영적양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수도자들은 성령의 활동에 이끌려 정결과 가난과 순명을 서약하고 철저하게 복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관상생활 수도자들은 지속적인 공동기도를 통하여 온 인류를 위하여 끊임없이 간구하며 활동생활 수도자들은 다양한 사랑의 활동을 통하여 모든 이에게 하느님 사랑과 자비를 생생하게 증언하며 세계 복음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가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복음 선포의 사명을 계속 수행하고 신앙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사도들을 풍성히 내려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성직자나 수도자 뿐 아니라 신앙의 교육자와 교리 교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희망하며 믿음과 헌신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성소계발의 시작과 주체는 누구인가? 본당신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정이 중요합니다. 기도하는 가정에서 기도하는 자녀, 기도하는 사제, 수도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의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그 안에서 더 큰 신앙인이 성장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성소자가 나올 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으로, 또 물질로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남의 가정에서 나올 수 있기를 바라지 말고 자기 가정에서 나올 수 있도록 봉헌하십시오.
잘나고 똑똑한 자기자녀는 시집 장가 못 보내니 아까워서 안 되고, 남의 집 자녀는 괜찮고…이러면 되겠습니까?
성소자를 하나씩 낳아요! 연세 많으신 분도 나는 이제 틀렸어! 하지 마시고 자녀의 대에서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그것도 안 되면 손자 손녀들의 대에서라도… 꼭 들어주실 것입니다. 마음으로 자녀를 봉헌하고 손자손녀를 봉헌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지금 한창공사가 진행중인 예비신학생 기숙사가 주님의 축복 속에 잘 완공되고 이 집이 성소계발의 큰 몫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성소의 동기는 아주 다양합니다. 별것 아닌 것을 통해서도 부르심을 주십니다. 예전에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에도 신부님들께는 쌀밥을 대접하고 밥상에 김이 올라가고 달걀이 놓여 있었기에 그것을 보고 신부가 되고 싶은 꿈을 키운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시골 공소에서 지냈는데 어른들로부터 주일공소예절에 나오는 것으로 칭찬을 듣게 되어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너는 나중에 신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공소회장님의 말씀이 이루어졌습니다.
함께 어울리던 회장님의 아들도 신부가 되었고 한 사람은 수녀가 되었으며 한 사람은 결혼을 하여 자녀에게 성소의 꿈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결혼성소도 좋고 수도자, 성직자의 성소가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자녀에로 부르심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은총입니다.
세례성사에로 부름을 받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특별한 부름으로 성직자, 수도자가 됩니다.
특별성소인 성직자, 수도자의 부름도 가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만큼 가정 안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각 가정이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사는 은총을 입기를 기도합니다.
한자성어 중에 ‘염화미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꽃을 집어 들고 웃음을 띠다.’ 란 뜻으로 말도 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에로 전하는 일을 이르는 말입니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는데 그들 앞에서 연꽃 한 송이를 집어 들어 말없이 약간 비틀어보였는데 가섭이란 제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답니다.
다시 말하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심 전심’으로 통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하느님과 그리고 이웃 간에 서로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요한10,27-28)고 하셨는데 진정 나는 예수님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알고 계신데 나는 그분의 목소리를 못 알아듣고 있으니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잘 알아들으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그분의 목소리에 익숙해야 하고 그분의 행동에 익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내 목소리를 줄이고 침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언어는 침묵”(토마스키팅신부)이기 때문입니다.
묵시록 3장20절의 말씀을 기억하시지요? ‘세상의 빛’이라는 그림을 설명해 드린 적이 있는데.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려면 먼저 고요해야 합니다. 내 마음이 내적으로 외적으로 정돈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문을 두드리고 아무리 얘기를 하려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주 한적한 곳을 찾으셨습니다. 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이른 새벽 산에 오르시어 기도하셨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셔서 하느님 아버지의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세상살이에 바쁘고 지치고 힘이 들지만 그럴수록 한적한 곳을 찾아 하느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가는 길이 그분 마음에 드는 길인지 알게 되고 또 그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루 잠시 잠깐이라도 성경을 읽으면서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침묵 속에서 그 말씀대로 살 것을 다짐하시기 바랍니다. 그분의 목소리를 감각적으로 들으려고 애쓰지 말고 먼저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펴십시오.
사실 성경은 읽는 것이 아니라 그분은 말씀하시고 나는 듣는 것입니다. 그분의 음성을 듣고 싶으면 먼저 믿음으로 성경을 받아들이십시오. 삶의 위로와 희망, 지혜, 그리고 구원이 거기에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십시오. 놀라운 힘과 능력의 손길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에는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읽어줄 수 있는 폭 넓은 마음이 요구됩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알아들어야 하고 부자간에, 부부간에, 이웃간에도 서로 잘 통했으면 좋겠습니다.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