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락산본당 전 신자 성경통독 독려, 평일과 주말 성경 통독반 꾸려 성경 읽고 나눔의 장 마련
| ▲ 서울 수락산본당 성경통독반 신자들이 성경 나눔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이제 갓 세례받은 새 신자나, 신자 경력(?)이 20년 가까이 된 사목 위원이나 성경 통독 앞에선 너 나 할 것 없었다. 성경 전체를 읽는 것은 누구나 처음이었다. 서울 수락산본당(주임 김일영 신부) 성경 통독반에 참여한 신자들은 “여러 신자와 성경을 함께 읽으니 포기하지 않게 된다”면서 “성경을 통독하게 된다는 기대감에 설렌다”고 입을 모았다.
본당은 올해 중점 사목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성경 통독’으로 정하고 전 신자들에게 통독을 독려했다. 1월 1일부터 매일 4장씩 읽으면 1년 동안 신ㆍ구약 전체를 읽을 수 있기에 날짜별로 매일 읽을 성경 부분이 표기된 성경 통독표를 나눠줬다. 주보에는 성경 통독 일정을 매주 게재했다. 이와 함께 신자들이 중간에 성경 읽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성경 통독반을 꾸렸다. 함께 모여 성경을 읽고 나누는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성경 통독반 신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성당에 모인다. 평일반과 주말반 모두 합치면 14개 반이나 된다. 한 반에 신자는 10명 안팎이다. 이들은 성경을 함께 읽은 뒤 마음에 드는 성경 구절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성경 말씀에 비춰 자신의 신앙생활을 돌아보기도 하고, 때론 인생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박노훈(마르코, 62)씨는 “1998년에 세례받았는데 그동안 성경 공부를 하기는 했어도 전체를 다 읽어본 적은 없다”면서 “혼자 읽었다면 진작에 실패했을 텐데, 이렇게 함께 읽으며 신앙 나눔을 하니 좋다”고 말했다.
신자들의 성경 통독을 돕기 위해 박정미(에우오디아) 수녀는 성경 강사를 자처했다. 한 달에 2번 성경 강의를 진행하며, 신자들이 올바르게 성경을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박 수녀 성경 강의는 이웃 본당 신자들도 찾아올 만큼 인기가 좋다. 이성모(요셉, 57)씨는 “세례받은 지 얼마 안 돼 성경 내용을 잘 몰랐는데, 성경 핵심 내용을 쉽게 설명해 주시는 수녀님 강의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성경 통독반이 순조롭게 운영되는 데에는 봉사자들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마르타’로 불리는 봉사자들은 성경 통독반을 한 반씩 맡아 신자들을 챙기고, 성경 나눔도 이끈다. 봉사자 대표 채현숙(아나스타시아, 52)씨는 “주임 신부님께서 성경 통독반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특히 봉사자들을 격려해 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본당은 매달 셋째 주 주일미사가 끝난 뒤엔 성당에서 성경 인물을 다룬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 성경 통독을 하는 신자들이 지치지 않고, 성경에 계속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일영 주임 신부는 “하느님 말씀을 생활화하려는 신자분들 노력에 감사드린다”면서 “말씀 안에서 기쁘고 복되게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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