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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5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등록일 2015-12-12 조회수 3717

                  

  이 글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이신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의 오늘 복음

  묵상 글입니다.

 

지난 화요일에 선배 신부님의 모친장례미사를 다녀왔습니다. 60이 훌쩍 넘으신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읽어 주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엄마라는 말을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주로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강론을 들으면서 엄마라는 말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성탄에는 의정부 엄마에게 가서 점심을 먹고 와야겠습니다.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돈을 많이 쓰는 일도 아닌데 하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식당에서 껌을 하나 사드리니, 어르신께서 엄지를 치켜세우십니다.

 

오늘 성서는 신앙인들이 따라야 할 이정표와 같은 분들 말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엘리야입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들었던 엘리야예언자도 그렇습니다. 구약성서에 엘리야 예언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짓 예언자와 싸워서 이긴 이야기, 사렙다 과부에게 기적을 베푼 이야기, 하느님을 만난 이야기, 하늘에서 불을 내린 이야기, 승천한 이야기 들이 전해집니다. 구약시대의 예언자인 엘리야는 지금도 신앙 안에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줍니다.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였고,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는 날은 꿈꾸었습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면 하였을 일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주님의 오심을 준비해야 하는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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