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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5 노동준 안토니오 신부님께서
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등록일 2020-03-09 조회수 8022


  지난 토요일(7일) 이문동 성당 신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아픈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  래

   

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이문동 성당 형제자매 여러분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십니까.

저는 이문동 성당의 보좌신부인 노동준 안토니오입니다.

계속되는 병의 확산으로 불안한 요즘,

저는 여러분들과 정진규 시인의 “별”이라는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

별들이 보인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

확실히 우리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은 어두운 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스크 없이는 불안해서 밖을 돌아다닐 수도 없고, 성당에 나오고 싶어도

문이 닫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저 역시 텅 빈 대성당, 불 꺼진 만남의 방을

볼 때마다 마치 어둠 속에 갇힌 사람처럼 답답함에 한숨을 내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별은 더욱 밝게 빛나듯이, 우리의

사랑과 희망과 믿음은 오히려 눈부시게 빛나리라는 것을, 우리를 눈물짓게

만들었던 절망과 상처도 눈 녹듯이 사라지리라는 것을, 결국 이 세상에 빛

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모든 어둠을 물리치시고 승리하시리라는 것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의 눈물은 기쁨으로 바뀌고 우리의 한숨

은 깃털처럼 저 멀리 날려갈 것입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힘차게 일

어나서 서로를 돕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어둠을 쫓아내는 밝은 별

은 저기 하늘 위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문동 성당 형제자매 여러분,

하루 중 가장 어두운 때는 해가 뜨기 직전이라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해가 뜨기 직전입니다. 이제 희망의 태양이 곧 우리를 찾아올

것입니다. 포기하거나 슬퍼하자 않고 담대한 마음으로 서로를 밝혀준다면

우리의 마음 안에서부터 새로운 날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기도드리며. 루카 복음 1장 78절의 말씀

으로 글을 줄이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아멘.


2020년 3월 7일. 이문동 성당 보좌신부 노동준 안토니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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