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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6 사순 2주일 12시 미사 강론 내용입니다
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등록일 2022-03-13 조회수 6720

   아래 내용은  오늘(사순 2주일) 12시 미사 중 
  곽희태 스테파노 신부님의  강론 내용입니다.  

                                        아  래 

  사순 2주일. 창세 15,5-18; 필리 3,17-4,1; 루카 9,28-36
 간혹 문서에 뭔가 적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문항 중 종교란에는 
 ‘천주교, 혹은 가톨릭’를 적으시겠지요. 여기서 여쭤봅니다.

 ‘여러분의 신앙의 중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요?’ 
 왜 이런 질문을 드리는가? 하면, 10년 전, 보름간 프랑스에서 25개국 
 신부님들과 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요. 

 거기서 잠시 쉬는 시간에 이탈리아 신부님이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기인
 "모카포트" 로 커피를 내려준 적이 있습니다. 여태껏 아메리카노, 
  3박자 커피, 드립만 마셨던 때에 고압력으로 뽑은 원단커피인 
 에스프레소는 마신 적이 없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가 있어야 뜨거운 물을 붓는 아메리카노건, 우유를 넣는 
 라떼이건 가능한데 전 그저 내 입맛에만 맞는 것만을 찾았지, 본연의 커피맛을 
 맛 본 적이 없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신앙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겉으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남들에게 얘기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믿음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때에 따라 중심이동이 되는 걸 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어떤 분은 약속을 실현하시는 주님에 대한 신뢰를 가진 분부터, 
 장엄한 자연을 보고나서 아름다움의 원천을 경탄하는 분들, 
 혹은 성경 이야기에서 감화를 받거나,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듣고서, 
 또는 성인들의 삶과 실천을 통해   믿음의 깊은 인상을 받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달라지거나 변화
 되기 때문에, 어떤 상태가 되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떠나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믿음이 아닌, 이른바 감각을 만족시켜주는 것에 매달리게 됩니다. 

 이것은 신앙의 본질을 보려는 나의 태도가 그리스도교에서 알려준 실제의 중심
 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보게 해주는 것인데요. 

 즉 그리스도교에서 부차적인 것을 붙들고 있을 때, 내 마음의 동요는 더 극적으
 로 움직여져 뭔가 감각적인 만족을 주는 것에 치중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것을 믿음이라고 말하지 않지요. 이처럼 사람은 약한 구석이 있기에 
 가끔이 나마 주님은 우리의 약함을 달래시려 뭔가를 제시해주시는데요.

 1독서는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아브람이 나오며 그가 이런 대답을 합니다. 
 “주 하느님, 제가 그것을 차지하리라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 
 인간적으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대답입니다. 
 아직 그는 하느님이 누군지 모르니까요. 

 복음은 예수님께서 일부러 제자들 앞에서 변하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너희가 따르는 주님이 누구인지’ 알려주시려는 의도입니다. 자, 여기서 
 어떤 의도가 읽혀지십니까? 믿음을 제대로 가지려면 우리가 가진 감각의 
 저 너머를 넘어가야만 합니다. 

 그게 안되면 그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당신을 만나려 들 것이구요. 
 이는 편협한 신관사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분과의 
 만남을 꺼리거나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우린 결국 주님의 중심에 들어가야 합니다. 거기서 당신의 의도를 만날 때 우린 
 그분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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