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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재촉하는 봄비인가
아니면
그냥 촉촉히 내리는 겨울비였던가...
그렇게 비가 내리면
각 각의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고요한 산사의 오후 천둥소리와 함께 갑자기
후박나무 위에 쏟아시는 소나기는
수행자에게 잠시 속세의 가슴 아픈 인연을 떠오르게 하고
훈련소에서 포복 훈련을 하는 신병들에겐 얄미운 손님이겠고
죽음을 기다리는 암 환자에겐
창 밖으로 내리는 빗소리는 죽음을 재촉하는 전주곡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겐
하느님의 축하의 선물로 생각이 들겠지요.
또한
농부가 바라본 지금의 이 비는 단순한 비가 아닌
분명 생명수라 생각이 들것입니다.
시원하게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가뜩이나 근심 가득한 농부의 얼굴에 잠시나마 환한 웃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이렇듯 우리는 하나의 자연 현상에 대해 모두 다른 반응을 하고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인 삶으로 하려합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사물들을 떠나서는 나는 있을 수가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잊은 채
만물 속에 그저 점 같은 것이 나라는 존재를 우리는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오는 날
빈 지갑으로도 전화 한 통에 강제로 끌려 나와 소주잔을 마주칠 수 있는 막역한
친구들이 내 곁에 얼마나 있는지
아니 내가 세상을 어떻게 살았왔는지를
다시 한 번 돌아도 보고 싶습니다.
성서쓰기도 해야되고
새벽미사 참례도 해야되는 이런 모든 것들이
마음뿐
허약한 정신이 내 육신을 조롱하는 그 마음 잡아보고 싶은
오늘 저녁 다시 한 번 다짐을 해봅니다.
살아가는 동안
내가 피할 수 없는 일들이면
기껏이 받아드려야 되지 않을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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