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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 우리의 마지막은 과연...?
작성자   :   박찬규 등록일 2007-03-20 조회수 6017
● 마지막 손님이 올 때 ●

이해인 수녀

올해도 많은 이들이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주님
눈물의 샘이 마를 겨를도 없이
저희는 또 바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떠난 이들의 쓸쓸한 기침 소리가
미루어둔 기도를 재촉하곤 합니다.

어느날 문득
예고없이 찾아올 마지막 손님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아직 살아있는 저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헤아려 볼 뿐입니다.
그 낯선 얼굴의 마지막 손님을
진정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을까요?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가
상상보다는 어렵더라는
어느 임종자의 고백을 다시 기억하며
저희 모두 지상에서의 남은 날들을
겸허하고 성실한 기도로 채워가게 하소서.

하루에 꼭 한번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화해와 용서를 먼저 청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깨어있게 하소서.
지금 이순간이 마지막 인 듯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지혜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당신의 은총 없이는
죽음맞이를 잘 할 수 없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저의
믿음 또한 깊지 못해
깊은 회개를 미루는 저희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을
언젠가는 맞이할 저희 자신의 죽음을
오늘도 함께 봉헌하며 비옵니다.
삶과 죽음을 통해서
빛과 평화의 나라로
저희를 부르시는 생명의 주님
당신을 향한 날마다의 그리움이
마침내는 영원으로 이어지는
부활의 기쁨으로 열매맺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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