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문동성당 마당에 커다란 향나무가 한그루 있었나니... (물론 지금도 있지만...)
한여름에 그 나무 그루터기에 어떤 작업복 차림의 깡마른 사람이 올라가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어떤 외부인들이 마당으로 들어와서, 그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 '이봐요 관리인 아저씨, 여기 신부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그 아저씨 하는
말씀이 '아 그래요? 저 옆에 성당 사무실로 가보슈' 라고 하셨대나? 잠시후 그 손님 얼굴이 누렇
게 떠서 나무위의 그 사람한테 '신부님 못알아뵈서 죄송합니다.' 하셨다는 전설같은 야그가
그 향나무에 전해져 내려온답니다.
어제 손영일 바르나바 신부님의 장례미사를 참례하면서 주님께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드렸습니다. 이젠 고인이 되신 신부님을 그리워하며 이 글을 써봤습니다.
신부님이 처음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실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껭~' 하실때 얼마나 웃음이
나왔는지 그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약간 어눌하신듯 말씀 하시는 그 말씀속에 튀지 않는 잔잔
한 자비가 스며있으신 자태하며, 노동자 같은 신부님의 거친 손가락이 새삼 추억에 젖게 합니
다. 쏭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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