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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 뭉클한 가슴으로 감사하는 오늘...
작성자   :   박찬규 등록일 2007-06-15 조회수 1006

우리의 바램은

그 날 그렇게 갑자기 다가왔다.

오월 열 하룻날-

붉은 태양을 예고하는 밝으레한 여명이

모세관현상처럼 퍼지려 움찔대던 새벽에...

 

가슴 조리며 초조하게 기원하던 나날 중에

분수대에 어른거리는 한 낮 무지개처럼

그렇게 신기하게

그렇게 가슴 떨리게 닥쳐왔다.

 

무엇이 그리도 급했던가?

31주 2일...

그 작고 가냘픈 것-

둥이는 그렇게 서둘러 우리를 찾아왔다.

 

신생아 중환자실...

낮 1시 반, 그리고 저녁 7시 반...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그 삼십분 간...

그것도 애비, 에미와 할비와 할매

그리고 외할비와 오할매에게만 허락되는 면회...

매일 매일-하루에 두 번씩

기다려지던 시간들...

 

인큐베이터 속에 갇혀

욕망으로 꼼지락거리는 거룩한 생명체...

사랑이신 주님!

오! 신비스런 생명의 환희...

체중이 줄었다가 늘고

눈만 떠도 신기해 즐겁고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서 감동하기도 하고...

그 적은 변화에 민감하게 신경 쓰이고

젖은 얼마나 먹는지...

울기나 하는지...

오줌, 똥은 잘 싸는지...

잠은 잘 자는지...

그저 하나 하나 신경 쓰이는 나날...

 

뭔가 검사를 하면

그 결과에 온통 신경 쓰이고

그렇게 마음 졸이며 지낸 나날...

그렇게 조용한 외침 속에서

그렇게 간절히 기원하는 시간들...

골짜기의 맑은 물줄기처럼

조잘대며 흘러 흘러가 드디어

5주가 지났다.

 

정상분만이라면 아직도

제 어미 뱃속에서 발길질하며,

어퍼컷 날리며...

놀래키고 또 웃길 놈인데...

 

드디어 오늘

여울이는 병원을 나서

앞으로 수많은 날들을 함께 할...

만났다 헤어지고 비비적대며 살아갈

사람들과 온갖 피조물들이 법석대는

인간 세상을 가르며, 

할매와 고모가 정성들여 준비한 방...

그 방에서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빤다.

사람들이 사는 구경을 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성모님,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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