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뜨면 언제 보름달이 되나 싶어 손을 꼽았다. 반달이 되어도 보름달을 기다렸다. 초승달에서 보름달까지 가는 시간은 더디기만 하더니 보름달이 반달이 되고 그믐이 되는 것은 어찌 그리 빠르기만 하던가? 한달 서른 날에 온전히 둥근 것은 단 하루뿐이다. 그나마 날이 흐려 구름에 잠기면 그마저 속절없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사는 인생도 그런 안타까운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 것인가? 애타게 소망하고, 막상 그 소망을 이루면 다시 딴 것을 소망했다. 소망은 늘 먼 곳에 있었고, 내 손에 쥐어지는 순간 기쁨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지난 토요일 저녁 9시 30분 마눌님과 함께 등산 베낭을 챙겨
망우산을 거쳐 용마산 ....
부슬 부슬 내리는 밤비
호젖한
어둠이 깔린 등산로의 밤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오랜만의 살포시 손을 잡으며
언제가 훌쩍 떠날 아이들의 교육이야기
외롭고 쓸쓸하게 노년을 맞고 계시는 홀 아비 이야기에
많은 반성을 하며
그리고
서로의 현 시점 서로가 안고 있는 문제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듯
한 문제 한 문제 화제를 삼아 대화를 통한 그 동안 몰랐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올라선 용마산 정상.
연실
휘황 찬란한
밤 야경에 감탄하는 마눌님.
정상 바위에 걸터 앉아 내리는 밤비도 아랑곶 않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의 피곤을 잊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야간산행 통해 서로의 좋은점만을 바라보며 살자며
하산
12시 30분 비어캐빈에서 뒷풀이 생맥주 500cc 한 잔으로 하루 마감을 그렇게 보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