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기독교, '신정아' 불교‥천주교 '표정관리'
[뉴시스] 2007년 08월 31일(금) 오후 06:25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뉴시스】한국 기독교가 대대적인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탈레반 인질사태를 야기한 것
이 기독교의 무리한 선교정책 때문이라는 힐난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19명 인질석방 이후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아프간 선교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주목받은 ‘두타 스님 사진’에 대한 과격한 반응은 현시점 기독교 비판여론의 실체
에 근접해있다. 불교승려 머리에 손을 얹은 기독교 선교사를 찍은 사진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
트에서 논란이 됐다. 타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의 ‘유일신주의’에 대한 반발이다. “예수천
국 불신지옥”이라고 외쳐온 일부 기독교 단체의 과격한 대외 선교방식에 대한 대중의 누적 불
만이 표출됐다는 해석이다.
기독교기업으로 알려진 이랜드그룹의 비정규직을 둘러싼 갈등, 일부 교회들의 탈세와 부동산
투기 그리고세습 문제 등 기독교를 둘러싼 악재는 최근 끊이지 않았다. “성도들이 납치된 건 어
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은 불교도 마찬가지다. 특히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신정
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학위 문제에 연루된 조계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
열인 동국대와 관련된 신씨 사건에 대한 조계종의 외압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을
촉발한 장윤스님의 폭로배경에도 교단의 오랜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보는 이들이 많다. 조
계종 기획실장이 장윤을 대신해 해명했지만 부풀어가는 의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뿐만 아니다. 능인선원 지광스님의 허위학력 문제가 터졌고, 백담사는 사찰공금 수십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조계종 감찰부서인 호법부의 자체조사를 받고 있다. 제주 관음사에서는 주
지 임명을 둘러싼 몸싸움으로 10여명이 다치는 사태가 빚어졌다. 토지사찰 불법매매, 범어사
국고보조금 횡령에 이어 일부 공원 내 사찰은 자체적으로 입장료를 징수해 시민단체들과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와중에 천주교가 상대적인 호감을 사기에 이르렀다. 교단의 각종 수입내역을 공개해 좋
은 반응을 얻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수입 1035억원, 지출 616억원 등 상세한
살림 내역을 털어놓았다. 교구 총자산 3624억원도 전문회계기관을 거쳐 여과 없이 공개
했다.
그간 ‘종교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재산형성과 사용에 특권을 누려온 종교단체들이 자체
투명성을 담보하는 좋은 선례로 기록됐다. 청와대가 “경의를 표할만한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치하했을 정도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런 노력이 사회에서 종교단체가 책임을
다하고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례브리핑
을 통해 밝혔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16세는 지난달 “가톨릭 이외의 다른 기독교 종파는 진정한 교회가 아니
다”는 문건을 발표해 세계 기독교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국내 기독교계도 즉각 반발했지만, 이
후 적극적인 행동은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목사는 “예전 같았으면 강경하게
대응했을 한국 기독교계가 대외의 비난여론에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관련사진 있음>
김용호기자 yhkim@newsis.com
김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