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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 믿음은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확신
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등록일 2007-10-05 조회수 1071
 

 며칠 전 택배로 고구마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주소를 보니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정리 땅 끝 아름다운 교회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우리나라 땅 끝에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 곳에 사시는 크리스티나 자매님이 보내 준 것입니다. 그 고구마 상자에는 가슴 저린 사연이 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엘리사벳 자매님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형부가 폐암으로 위독하니 정신이 맑을 때 세례성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형부가 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그 자매님이 평소에 준비를 해 두었답니다. 서둘러서 병원에 도착해서 보니 엘리사벳 자매님의 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천주교 신자가 되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교리를 간략하게 가르치고 믿음을 확인한 다음에 세례명을 요셉으로 하고 세례성사를 거행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 병세가 더욱 더 악화된 요셉 형제에게 병자성사를 주었습니다.

 

 그 때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시라고 했더니 “한평생 나와 함께 살아 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시면서 하염없이 우셨습니다. 그 말씀에 아내와 자식들도 모두 울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요셉 형제님은 평화롭게 주님 품으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 후로 요셉 형제의 믿음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와 아들이 세례를 받고 성당에 열심히 다닌다는 소식을 엘리사벳 자매님에게서 들었습니다.

 

  고구마 상자는 온 가족이 천주교 신자가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표시로 요셉 형제의 맏딸인 크리스티나 자매님이 보낸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17,5-10)에서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더해 달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 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네 가지 눈이 있다고 합니다. 사물을 보는 육안, 지혜를 터득하여 가지는 지안, 마음으로 보는 심안, 그리고 하느님을 믿고 영원한 세상을 보는 영안이 바로 그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천주교 신자에게 가장 필요한 눈은 믿음으로 세상을 보는 ‘영적인 눈’입니다. 이 영적인 눈은 우리가 지닌 믿음의 양에 따라, 믿음의 질에 따라 하느님 나라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믿음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고, 이 믿음에 대한 보상은 우리가 믿은 것을 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진실한 마음과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 나아가면(히브 10,22)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써, 우리는 이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마련되었음을, 따라서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음을 깨달을 때 우리의 믿음이 진정한 믿음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히브 11,3).

 

 정원순 토마스 데 아퀴노수사 신부.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금주(10/7)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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