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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5. 소위 면죄부 사건의 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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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명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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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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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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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소위 면죄부 사건의 진상
송양; 그렇지 않아도 이 문제를 갖고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요.
박신부; 어찌 되었건 오늘 참 좋은 기회입니다. 이런 것 저런 것 정확하게 한번 알아야 하겠습니다.
먼저 "면죄부(免罪符)"란 번역 자체가 너무나 비약적입니다.
역시 가톨릭의 교리를 모르는 소치에서 나왔다고 보는데요.
여기 국어 사전에 보십시오.
"면죄부"(역)(Indulgence) 중세기 로마의 천주교에서 금전 재물을 바친 사람에게
그 죄를 면한다는 뜻으로 교황이 발행하던 증서
(신기철, 신용철 편저, 1975년도 삼성출판사 간, "새 우리말 큰 사전").
물론 역사적인 사건을 국어학자에게 문의한다는 것도 바른 태도가 아닌 줄로 압니다만 더군다나
영문으로 Indulgence라는 단어까지 소개를 하면서 어떻게
그 말을 "면죄부"라고 번역을 했는지 묻고 싶어요.
오역도 이만저만한 오역이 아니지요!
먼저 인둘젠스(Indulgence)라는 단어의 근원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 Indulgentia(관대, 은사, 후하게 베풀어 줌)에 그 어원을 두고 있으며
이 단어는 동시에 Indulgers(관대하게 처리하다. 용서해 주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에 어원을 둔 인둘젠스는 "관대" "용서" "호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가톨릭적인 교회 용어로는 "대사(大赦)"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이 단어를 정확하게 번역하려면
"대사부(大赦符)" 또는 "대사령(大赦令)"으로 해야만 옳았을 것입니다.
송양;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런 어려운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고
당시 교회에서 금전 거래를 통해서 죄를 사해 준 사실이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박신부; 역시 그것도 큰 오해지요.
우선 소위 면죄부사건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가톨릭 교회의 "대사" 문제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대사"라고 하는 것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 있었던
고해 성사를 딴은 사람들이 고해 성사로 죄는 사함을 받았지마는
그 죄에 따라오는 잠벌(暫罰)의 일부나 혹은 그 전부를
그리스도의 무한한 공로로써 면제해 주는 은전(恩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송양;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박신부; 다시 말씀드리면 죄와 벌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해 성사를 통해서 죄는 사해졌지만 그 벌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비유컨대 급성 맹장염 환자가 수술을 받았으면 근본적으로 죽음은 면했지만
그 수술의 통증은 남아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죄로 인해 오는 통증, 즉 그 벌은 보속을 통해서 없어지는데
교회가 부여하는 대사를 통해서도 없앨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국가의 원수가 국가의 경축일에 특사를 베풀어
투옥된 죄수들에게 감형을 주는 것과도 같습니다.
가톨릭 교회에는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교권으로 현재 매 25년마다 소위 "성년(聖年)"을 선포하고
특별히 대사의 은혜를 베푸는 제도도 있습니다.
송양; 그런데 그대사령이 어떻게 면죄부사건이 된 것입니까?
박신부; 16세기 당시 교황 레오 10세는 현재 로마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전 건립을 위해
세계 교회를 통해서 모금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레오 10세 교황이 "대사"를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조건에다가
성 베드로 대성전 건립을 위한 응분의 헌금 조항을 하나
더 첨부 한 것이 소위 "면죄부" 사건의 발단이 된 것입니다.
이 헌금의 목적이 어떤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수제자 베드로의 성소(聖所)를 마련하여 길이길이
뭇 백성들의 중앙 성전을 건립하고자 하는데 있었으므로 하등의 잘못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로마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 최대의 베드로 성전이 세워진
그곳이 성 베드로가 순교했던 유서 깊은 성지입니다.
구약의 모세도 성소를 장식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백성의 헌금을 요구했다면
더구나 교회를 짓기 위해서 교회에서 특별 헌금을 받는다고 해서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 대사령이 독일에 와서 그 전달되는 방법에서 문제가 된 것입니다.
당시 독일 교회의 대사 담당 추기경이었던 알베르트(Albert) 대주교는
이 대사령을 널리 선전하며 많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
대사 교리와 그 선전 방법에 관해서 장문의 교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교서에 열거된 대사 받는 조건으로는
1. 과거에 범한 죄를 참회한 후 고해 성사를 받아야 한다.
2. 적어도 지정된 일곱 성당을 순례하고 성당 순례 때마다 그리스도의 오상(五傷),
즉 십자가에서 못 박힌 양손과 양발 그리고 창으로 찔린 옆구리의 상처를 묵상하는 뜻으로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다섯 차례씩 외우든지 또는 시편 50편을 외워야 한다
3. 성 베드로 대성전 건축비로 응분의 헌금을 한다.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3항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천국은 부자나 빈자가 다 같이 갈 수 있도록 공개되었은 즉
돈 없는 빈자들은 헌금 대신 기도나 단식으로 대사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명백히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알베르트 추기경의 교서에서는 위의 1항과 2항을 실천한다는 조건하에서
먼저 헌금을 하는 이에 게는 헌금 수령 증서를 주었습니다.
이 증서를 가진 자는 고해 신부의 선택에 있어서 자유로이 할 수 있다는 특권이 부여되었습니다.
이 헌금 수령증서가 와전되어 소위 "면죄부"라는 이름이 붙어 허무맹랑하게 돈을 주면
죄가 사해진다는 비약적인 언사로 변화된 것입니다.
송양; 고해 신부 선택의 권리란 무슨 뜻입니까?
박신부; 조금 전에 고해 성사에 대해서 언급할 때 약간 말이 나왔습니다만 사죄권은
하나의 관할권 문제이므로 교회법상 사죄권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신부의 지위 여하에 따라 또는 죄의 경중에 따라 또는 관할권의 문제 등으로
자기에게 부여된 권한 내에서만 신부는 사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당 건축 헌금을 한 헌금 증서만 지참하면 어떠한 교회법적인 제한 없이
어떤 신부에게 가서도 죄를 고백할 수 있고 또 그 신부는 헌금 증서 소유자에게는 제한 없이
교회로부터 받은 사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것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회 일부에서는 이 헌금 증서를 내세우고 지나친
모금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도에 지나친 남용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소위 종교 개혁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분적인 스캔들을 내세워 일반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송양; 모든 것이 처음 듣는 이야기군요.
그런데 가톨릭의 교권, 특히 교황권에 대해서 좀 알고 실어요.
가톨릭은 너무나 교권주의 위주 같아요.
- 스테파노 -
다음에는
6. 가톨릭의 교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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