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09년 7월 26일자 가톨릭 신문 글입니다.
신문 기사를 다 읽고 나니 저희와 함께 계시는 주임신부님 생각이 나서... 그대로 옮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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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돈벼락 맞고 싶습니다.
지난 7월 12일 인천주보 오늘의 말씀란에 오용호 신부님께서 쓰신 글의 제목이다.
얼마나 어렵고 힘들면 사제가 꿈같은 기도의 응답을 바라고 있을까?
오용호 신부님은 인천 가정3동 본당 초대 주임을 역임하셨던 분이다.
설립 당시 가정3동 본당은 故 유백용(프란치스코)옹께서 희사하신 부지에
천막을 쳐 임시성당을 마련하고 어려운 살림을 시작했다.
신부님은 그 여건 속에서 사목활동과 새 성당 건립 등을 이어가야만 하셨다.
그런데 신부님은 지금 또 인천 송도국제도시 본당에서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새 성당을 건축하고 계신다.
신부님께서 가정3동본당 주임으로 계실 때, 새 성당 건립기금은 20여억 원이 넘게 필요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6억여 원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건축을 시작해
최단 기간에 하느님께 아름다운 성당을 봉헌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신부님은 신자들과 함께 곳곳으로 양초를 팔러 다니고,
연간 2~3회 바자를 열었으며, 타본당으로 모금을 다니셨다.
그때 오 신부님께서는 ‘성당 하나 지으면 천당 가고, 두개를 지으면 연옥 가고,
세 개를 지으면 지옥 간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건축비 모금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새 성당을 건립하다 보면
어려움과 시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건축비 마련에 신경쓰다보면 돈 많은 신자가 건축비를 보태지 않을 때는
얄밉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봉헌을 해달라고 말 못하는 사제는
또 얼마나 괴로울까.
우리 모두 진정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성당 건립에 힘겨움을 느끼는
사제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
이것은 하느님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은총의 벼락을 맞고 싶은 교우들은 성당 건립을 위해 1만원이라도 봉헌해달라는
신부님의 호소를 모른 체하는 야속한 신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나도 신부님을 도와 작은 성당 이지만 건립에 참여했기에 성당 건립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얼마나 답답하면 사제가 돌 깨는 소리도 ‘돈 돈 돈’하는 소리로 들린다고 하는가.
하느님께서 오 신부님에게 돈벼락을 내려 돈벼락을 맞고 돌아가시면
안 되지 않겠는가. 1만원씩 보내주면 신부님 벼락 맞을 일 없고,
1만원으로 우리는 하느님께 훌륭한 성당을 봉헌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김용식·요셉·전 인천교구 평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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