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들어서면,,, 벌써 초조해 집니다.
앞으로 두 달이나 남아있는 데도 불구하고,
1년 한 해가 다 간 듯합니다.
정말 세월이 빨리갑니다.
각 분과와 단체별로 총회 회의를 갖고 새로운 임원도 선출하고,
2010년 새해 계획을 구상하시랴 바쁘실 줄 압니다.
이미 주보를 통해서 공지해 드린 바와 같이
각 분과와 단체별 사목계획서를 11월 22일까지
꼭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시를 읽다보면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모든 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묵묵히... 그저 겸손하게... 부르심에 순종하며 땀흘리는 많은 분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만 보면 좋아서 시비거는 송딱 형님도 내년 사목계획서 제출해 주세요..^^
'매일 기획분과장에게 맛있는 점심 사주기'
송딱 형님! 몸살 안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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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나무 - 도종환 -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짝을
잘라 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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