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요한 1,4)
이제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多事多難〕 2010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오늘 성당에서는 송년 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께는 한 해, 마지막, 송년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분께는 언제나 ‘오늘, 지금 그리고 여기에’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설정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주님의 기도’를 통하여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가르쳐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그분의 말씀, 생명,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우리는 거짓말쟁이고, 그분께 속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분께 감사드릴 수 있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과 생명과 빛을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진리에 속한 사람, 그분께 속한 사람이 됩니다. 한 해를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또 얼마나 자주 그분의 말씀을 거역하고,
우리 자신을 내세웠는지요?
세상의 권력이나 명예, 금전 따위에 대한 욕심은
주님을 등지고 우상 숭배에 빠졌다는 구체적인 증거입니다.
그 어리석은 욕심으로 생명을 경시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권력자들과 부자들에게 빌붙어서 얼마나 많이,
또 얼마나 자주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는지 모릅니다. 이제 한 해를 보내면서 다시는 그러한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고,
진리, 정의, 평화, 사랑, 생명, 구원이신 분의 뜻에 따라
살기를 결심해야 합니다.
지금 이 땅은 날이 갈수록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혼탁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주님의 참된 자녀로서 마땅히 선포해야 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새로운 용기와 지혜를 주십사고 청원드립시다.
올 한 해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시다. 새해에도 형제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오늘의 복음 묵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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